Interview

지속가능 디자인, 독보적인 자기 기술과 코어 갖춰야

'파츠파츠' 임선옥 디자이너
송영경 기자  패션 2020.05.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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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에 데뷔해 10여년 컬렉션을 진행해오다 2010년 텐소울 지원을 받으면서 파리 후즈넥스트에 참여했다. 디자인에 대한 믿음만을 가지고 막상 국제 무대를 경험해보니 디자인이 좋은 것만으로 해외 세일즈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신진 디자이너 시절 충분히 느끼게 됐다.  당시 매스마켓이 들어오면서 인디비주얼 디자이너의 입지가 좁아졌고 매번 소재 사입 자체도 어렵고 IMF 위기도 겪었다. 매 시즌 새로 사입한 원단은 모두 소구되지도 않고 버려지는 것이 너무 많았다. 특히 인디비주얼디자이너에게는 제작 전 단계에도 비용이 많이 들어 감당이 어려운데 또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그런 경쟁력 없는 브랜드 운영은 더 이상 안 되겠다는 고민이 있던 차에 우연히 이 소재를 만나면서 가능성을 봤다.

미래 동력으로 계속 일을 할 수 있으려면 첫째 디자이너로서의 사명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좋은 봉제공장, 좋은 인력 등을 만나기 어려운 시장 상황에 대체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가 필요하다, 셋째 마켓에서는 우리만의 아이덴티티가 아니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에 돌입했다는 자각, 그러한 이유로 실험을 시작했다. 이 흥미로운 소재는 저지에 가까운 뉴 네오플렌으로 한 가지 소재로 다양한 아이템의 제작이 가능했다.

첫 컬렉션이 패션위크 파리 전시였는데 제로웨이스트라는 컨셉이 미래지향적이고 또한 친환경이라는 면에서 박수를 받으며 시작했다. 좋은 컬렉션으로 평가받으며 오피니언 리더를의 호응이 있었다. 그러나 소재의 취약점, 봉제가 아닌 접착이기 때문에 떨어진다든지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단점, 현장에서는 단일 소재에 고가 아이템이라 팔기 어렵다고 했다. 패션 브랜드로서 성장은커녕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물러설 곳이 없었다. 서버이벌 차원에서 연구를 지속했고 인고의 시간을 거쳐 이제는 고객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파워 있는 세일즈가 이루어지고 있다. 어렵지만 흔들리지 않고 아이덴티티를 유지해온 결과라 생각하며 앞으로도 독보적인 우리만의 아이덴티티로 더 훌륭한 ‘파츠파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친환경’이 주목받으면서 우리에게 문의하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이슈는 더 이상 남의 일도 아니고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제로웨이스트 또는 서스테이너블 브랜드가 똑같은 방식일 수는 없고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는데 그중 누군가는 타이어를, 누군가는 페트병을 또는 유통의 많은 과정을 줄임으로서 대기 오염의 영향을 미친다든지...이렇듯 자기가 해석하는 가장 유리한 포인트에서 시작을 한다는 점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라고 본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부분은 역시 디자인이다. 컬렉션을 하는 디자이너가 제로 웨이스트를 선언하고 한 가지 소재로만 하겠다는 선택은 어찌 보면 무척 리스크한 일이다.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연구했고 우리가 잘하는 것이 디자인이기 때문에 ‘디자인력으로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산이다’라며 집중했다.

‘친환경’이 구매에 결정적 모티베이션이 되기는 미약하다. 저가의 소품을 기부 차원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면 고가의 컬렉션을 ‘친환경’이기 때문에 구입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 그러나 業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파타고니아’ 같은 기업이 팬덤을 만들기까지 굉장한 시간을 거쳤고 디자이너 또한 일생을 거쳐 나의 컨셉을 가지고 꾸준하게 한 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만들겠다는 신념이 있어야한다. 친환경이 한때의 트렌드여서는 안 되고 코어가 있어야한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서 그들의 취향에 맞아야 구매를 한다. 친환경이니까 사지는 않는다. 대기업이 많은 자본을 들여서 하지 않는 한 개인이, 한 디자이너가 친환경으로 사회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너무나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래 지속하는 데는 자기만의 생존 방식으로, 독보적인 자기 기술과 코어가 뭔지를 잘 생각하고 스타트하기를 조언하고 싶다.
송영경 기자(sy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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