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공유공장’ 플랫폼으로 도심제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자

박우혁 기자  기타 2020.07.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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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화 소상공인연구소 소장.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코로나 종식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관광객과 해외 바이어의 발길이 끊긴 동대문상권의 침체의 터널은 그 끝을 전망하기도 어렵다. 국회와 정부, 서울시와 각 지자체에서 지속적으로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경험많은 소상공인들이 합심하여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위기 상황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쪽으로는 상황악화를 대비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얼마 전까지 동대문 상권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한류 관광산업에 대한 큰 기대가 무척 컸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관광객을 보면서,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먹거리, 쇼핑-면세점, 숙박업 활성화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부정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패션제조업에서 패션관광산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듯 했다. 그러나, 중국, 일본과의 정치적 갈등, 북한의 안보위협 등으로 주요 관광객의 방문이 위축되기도 했고, 메르스-코로나19 등의 전염성 질환으로 인하여 상권이 크게 위협받기도 한다. 서울 관광산업의 메카로서 명동과 동대문을 연결하는 문화관광벨트의 구축을 위협하는 불안정한 요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내부의 산업 사정도 어려움이 크다.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 인구 고령화, 개인 부채의 증가로 인한 가처분 소득의 정체 등으로 동대문 패션상권의 고객층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의 지속 증가는 동대문시장을 방문하는 도매, 소매 고객의 축소로 이어졌고, 누적된 가격 할인 경쟁은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을 값싼 동남아시아 의류로 대체시킨다. ‘라벨갈이’로 불리는 불법 원산지 표시변경 단속도 실효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다고 한다.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진다. 동대문을 중심으로 하는 도심 의류제조 생태계의 부흥은 불가능한가? 나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위기의 극복은 역설적이게도 위기가 만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그 안에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만든 재난경제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감염 확산을 막는 마스크, 손세정제, 방진복, 진단키트의 수요가 국내외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당분간 그 추세는 유지될 것이다. 자동화된 마스크 생산 뿐만 아니라 봉제공장에서 미싱으로 마스크를 만들어 납품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 방진복 제작도 마찬가지이다. 감염 확산을 대비하는 비대면 소통을 이제는 당연한 것으로 수용하는 사회적 분위기이다. 원격 화상회의, SNS 메신저 이용, 비대면 택배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범정부차원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을 추진하고 있지만, 택배는 과거보다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새벽부터 한밤까지, 비대면 배달 환경이 수용되고 있다.

비대면 의류제작은 불가능할까. 의류제작은 공정이 단계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전단계와 다음단계의 생산연계 검토는 본질적이다. 이 단계의 연결을 사람과 오토바이, 화물차, 컨테이너로 했던 것이다. 정부와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스마트앵커시설의 건립도 의류생산 과정을 공간적으로 집적화하여 시간적, 공간적 소비를 줄여보자는 취지도 있다. 낙후된 가내 공장의 규모와 시설을 현대화하는 기본 골격과 더불어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스마트앵커시설에 입주하는 공장과 사무실들에는 새로운 이전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비용을 선뜻 지불할 의류제조인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앵커시설의 안정적 관리를 위하여 발생하는 운영비용이 지속 발생한다는 점이다. 일 예가 동대문 DDP 건너편에 있는 동대문패션비즈센터(한국산업단지공단 운영)이다. 영세한 가내공장이 들어오기에는 임대료가 비싸다는 불만, 거점지역의 상대적으로 잘 정비된 시설이용에 대한 기대수요로 몰리는 소기업의 신청, 불황기에 발생하는 공실 증가 등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도심 제조업의 거점 시설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적인 요건을 해결해야 한다. 첫째, 지리적인 편리성. 이 편리성이 해외 저가 생산 전후의 기획, 물류 비용을 상쇄시켜야 한다. 둘째, 공정별 연계성. 의류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의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모든 인력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빠르게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셋째, 비용절감. 의류 기획부터 소규모 생산, 대규모 양산까지 각 단계는 비용을 지출하고 실패를 겪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적은 비용 구조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공간 임대료, 이용료, 장비 도입, 고용과 사업인건비 등에 비용이 많이 든다. 넷째, 해외에 나가는 물량주문을 다시 국내 도심공장으로 돌리기 위한 생산규모가 확보되어야 한다. 작은 공장들을 집적화해도 신규 물량 주문을 소화할 수 없는 경우는 의류 제조업의 성장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필수요소들을 줄여 말하면, 1) 적은 초기투자비용으로 2)가격 경쟁력을 가진 3) 품질 좋은 의류를 4) 대량으로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주하는 의류제조 소공인과 패션업 종사자들에게는 적은 비용의 지출을 확신시켜줘야 하고, 바이어에게는 생산규모를 위한 시설적인 확신을 주어야 하고, 소비자에게는 의류 이력을 제공함으로서 국내생산 의류에 대한 품질적 자긍심을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과거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공장환경에 대한 역사적 기억이 동대문 의류상권에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노동시간에 대한 관리와 작업환경 개선이 요구된다.

동대문 상권에 공유공장 플랫폼을 도입하자. 정부와 서울시, 지자체의 스마트 앵커 시설 운영 계획에 일부을 변경하면 된다. 단위 공장의 규모를 키우고, 지원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하자. 24시간 쉼없는, 주말에도 쉬지 않는 무중단 공장 체계를 만들자. 공간을 작게 쪼개지 말고, 넓은 공간을 시간 단위로 쪼개 쓰게 하자. 사업자들이 같은 공간, 같은 장비, 시설을 다른 시간대에 나눠 쓰게 하자. IT 분야의 클라우드, 공유오피스, 공유식당(주방)과 비슷한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공간, 장비, 시설 이용에 대한 성수기, 비수기를 고려한 이용료 체계를 만들면 더욱 좋다. 평일 오전-오후와 주말 저녁-심야에 대한 비용은 달라야 한다. 공장은 24시간 돌아가지만, 사업자와 인력은 시간제로 지속 변경되어야 한다. 그래야 소공인기업의 비용구조는 개선되고, 기술인의 노동은 그 위상과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공유 공장의 관리단은 단순한 임대사업운영이 아닌 패션의류 생산 공정에 대한 치밀한 이해를 갖는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 그래야 비용구조를 정확히 세분화하고,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공정시설의 재배치가 가능하다. 모든 관리는 전산화할 수 있어야 한다. 스마트공장의 핵심은 공유 공장 플랫폼이며, 스마트앵커시설의 방향은 자동화 장비의 확대와 유연한 공유체계가 될 것이다. 공간의 문제를 시간으로 풀자.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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