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칼럼] 슬기로운 동대문 생활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임선미 패션디자인클러스터 e-commerce 부문 대표
박우혁 기자  유통 2020.10.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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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미 패션디자인클러스터 e-commerce 부문 대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력 앞에 무력함을 호소하며 세계는 지금 코로나19 이후 산업의 방향과 경제의 흐름을 놓고 제각기 정책을 내놓으며 살 궁리를 하고 있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의 화두는 언택트(비대면) 기반의 디지털혁명이라는 쪽으로 그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유통과 언택트 시대의 디지털혁명이라는 정책과 현실 앞에 오랜 기간 오프라인 위주의 전통적인 유통업을 유지해 온 동대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살아남기 위해서 온라인 비즈니스라는 개념에 우리 동대문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

동대문이 온라인 비즈니스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동대문에 불어 닥친 위기 때마다 자구책을 강구하며, 도매가 직접 온라인을 진행하기도 하고, 장사경력과 나름대로의 상품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도매업자들은 직접 브랜딩을 통해서 부가가치와 시장 밖으로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한 도전을 끊임없이 해왔다.

이 부분에서 항상 드는 의문점은 디자인, 제조, 판매가 최단 시간 내에 이루어지면서 날마다 신상품이 쏟아지고, 종사하는 도매사업자가 3만, 지역종사자가 15만 명이며, 전통 또한 100여년이 되는 거대한 시장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하나가 된 공동브랜드(SPA브랜드)와 그로 인한 하이퀄리티 브랜드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단체들이 고민을 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많은 시도들이 반복 되다시피 펼쳐지고 있는데도 나름의 작은 성과들은 있었으나 이렇다 하게 성공적이거나 동대문 전체가 들썩이며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또한 동대문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해 대기업 또는 투자사의 투자에 성공을 이뤄낸 기업들은 모두 동대문 지역 안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며 IT와 온라인이라는 시스템화된 도구를 가지고, 동대문의 좋은 디자인+상품들을 원천으로 해서 온라인 유통으로 투자를 받아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의 CEO들은 거의 30대 초중반이다. 지금의 여러 가지 사회적 상황으로 청년들이 이른 창업을 생각하고 빠른 움직임으로 산업을 주도해 가고 있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동대문은 어떨까? 외부에서 항상 탐내고 있는 이런 원스톱(디자인+봉제+생산+판매)의 시스템을 가지고도 동대문 내부에서 스스로 위와 같은 모습들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까? 필자의 좁은 소견으로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젊은 상인들이 임대료의 부담에서 벗어나 편하게 더 좋은 옷을 디자인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호황기에 패션과 더불어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던 어르신들이 나서야한다. 동대문을 지키기 위해 뜻 있는 분들이 나서서 젊은 친구들에게 임대료를 받는 대신 똑똑하고 감각 있는 청년디자이너 상인에게 투자를 해서 함께 한다면 세계적인 유닛브랜드가 동대문에서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이제 더 이상 동대문은 기댈 곳이 없다. 동대문만이 가진 장점으로 동대문을 지켜야 한다. 지금은 온라인 유통이 주도하는 시대가 되었으며, 소매상과 개인의 구별이 없어지는 외부에는 개인이 모두 사업자 없이 판매를 하고 있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온라인을 통해서 옷도 동대문 옷 뿐 만이 아니라 해외 상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시스템 속에서 이미 온라인 유통 판매자들은 꼭 동대문의 상품만을 가져다 팔아야 하는 것의 인식에서 벗어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이미 외부의 유통 기업들은 알게 모르게 온라인으로 도매상권의 상품 DB화, IT기술에 의한 시스템화, O2O를 통한 물류의 시스템화를 가지고 동대문 구석구석에 이미 들어와 있다.

그렇다면 동대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온라인 유통화에 필요한 상품의 DB화, 이것은 이미지화이며 촬영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의 고급화이다. 시스템을 쓸 수 있는 공부를 해야 하고, PG(다양한 온라인 결제시스템)의 확대를 인정해야 하며, 무엇보다 팔고 만다는 생각이 아닌, 내 매장의 상품이 전 세계로 팔릴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MADE IN KOREA, DESIGN BY KOREA’를 지켜낸다면 우리 것이 좋은 것이고 세계적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 오리라 믿는다.

또한 단체나 정부기관에서는 강남의 IT 벤처문화를 비롯해 홍대, 성수동, 연남동, 이태원 경리단길 등이 자신들만의 문화로 콘텐츠를 생성하며 젊은 친구들을 모이게 한 것처럼 동대문만의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BTS, 블루벨벳 등 우리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세계를 흔들고 있고, K-패션, K-뷰티가 각광을 받고 있는 이 때,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동대문이 주체적으로 협심해서 동대문이 단지 상가들만 있는 곳이 아닌, 같은 듯 아닌 외부 디자이너들만이 이름을 거는 DDP가 아닌, 패션과 뷰티가 있지만 판매로만 그치지 않고 즐길 수 있고, 다시 찾고 싶은 동대문만의 문화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함께 하고, 상인들을 잘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동대문만 바라보는 시각이 아닌 다른 곳의 변화를 읽어가며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

동대문을 사랑하는, 동대문을 지켜온 우리는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온라인 유통채널은 이제 전통적 방식으로 유지되어 오던 리테일의 오프라인 유통업의 입지를 점점 축소시키며 코로나 팬더믹 이후 ‘리테일의 근본적인 변화’가 실감이 나는 날이 눈앞에 와 있다. 온라인 유통에 필요한 상품의 DB화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대문만의 문화 콘텐츠로 지금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이것이 동대문의 코로나19 이후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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