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특별기고] 코로나19, 한중패션산업에 독일까? 약일까?

박우혁 기자  패션 2020.11.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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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일 한국패션디자인센터 대표.

중국의 패션 관련 종사자에게 ‘동대문’이라는 곳을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패션 종사자가 아닐지라도 한국의 동대문은 대부분의 중국인에게 생소하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동대문은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다. 또한, 중국과 20여 년 간 쌓아온 한류풍의 디자인과 상품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2020년 4월 항주시 이파도매시장.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대체 시장 못 찾아

중국에서 한국 관련 패션 사업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패션 시장과 한국의 패션 시장은 초기에는 한국이 선도했고, 중기에는 서로 보완하며 동반 성장하는 관계였다. 하지만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한국과 중국 사이의 관계가 경색되면서 한국의 패션 시장은 중국인들이 배척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다른 활로를 찾았지만 중국을 대체할만한 시장을 개발 못한 상태에서 올해 초 코로나19 팬더믹을 맞았다. 그로 인해 국내 경기침체와 해외 출입국 통제 및 출입국시 2주간 격리로 현재 동대문을 비롯해 한국의 패션 시장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 패션 시장도 코로나19 인해 올해 초 심한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가 심각했던 2~3월에 전 중국이 자체 봉쇄되고 격리돼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일체 못했다.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대비 의류 시장 규모가 8월까지 30% 이상 하락했으며, 9월은 같은 수준, 10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패션산업은 소비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보다 타격을 덜 받은 셈이다. 중국의 온라인 패션 시장은 다양한 컨셉의 앱(APP)이 전문성을 가지고 패션 매출과 연계하고 있다. 위챗(wechat) 커뮤니티,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타오바오), 숏 비디오(중국 틱톡) 등이 대중의 생활에 스며들어 새로운 온라인 소비문화가 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수시장에서 의류 온라인 매출은 무려 70%를 차지하고 있다.


항주 이파도매시장 온라인 패션쇼.

중국 도매상인 온라인 이용해 고객 확대

소매가 온라인에서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의류 도매시장은 어떻게 변화되고 있을까? 중국의 유명한 도매시장인 ‘항주 스지칭’을 예로 들면, 자체적으로 위챗 공식계정을 운영하고 있고, 각종 이벤트나 할인 정책으로 도매시장에 오는 손님들의 80%이상 팔로우율을 가지고 있다. 공식 계정에서는 하루 한 개 이상의 유익한 정보나 이벤트를 올리고, 매장주에게 바이어를 매칭해 주었다. 올해 4월 이후에는 온라인 패션쇼 및 온라인 화상 수주회도 개최했다. 필자가 4월말 항주 스지칭 도매시장에 방문 했을 때 생각보다 손님이 많아 아주 분주한 도매시장의 일상을 보는 느낌이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자금 상황이 악화돼 폐점되어버린 매장도 있지만 더욱 많은 도매상인들은 온라인을 이용해서 고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도매매장 자체가 중국 틱톡 숏 비디오를 제작하거나 자체 온라인 생방송을 하고 있을 정도다. 항주 스지칭 도매시장은 2년 전부터 상인에게 다양한 온라인 교육 과정을 추천하고 교육을 시켰다.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점차 온라인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는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을 때 상인들이 신속하게 온라인 판매에 대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도매시장은 오로지 온라인화만 집중한 것이 아니었다. 중국의 도매시장은 자신의 컨디션에 맞추어 비수기라고 하는 시간에 1년에 한번 혹은 2년에 한번 도매시장 인테리어를 무조건 새로 리모델링한다. 의류가 트렌드가 있는 것처럼 인테리어도 트렌드에 맞추었다.

도매상가의 요구 및 관리로 상인들은 항상 트렌디한 인테리어를 유지하고, 오프라인 손님의 체험도를 향상시키고, 시장이 지속적으로 새롭고 활기찬 모습을 선보여 고객을 유지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들은 오프라인 체험부터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진정한 O2O를 지향해 매출을 극대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항주 도매시장 매장 라이브 방송.

동대문 상인 중국 상품 그대로 수입 판매 위험

중국 패션 시장의 역사에서 한국 동대문은 빠지면 안 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00년 초쯤에 시작해 초기에는 상품 사입부터 추후에는 샘플 사입까지 동대문은 중국 패션인에게는 너무나 큰 의미였다. 그전에 동대문에서 수입한 제품이 중국에서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한류 열풍이 일어나고 점점 많은 사람이 한국 상품을 선호하면서 한국풍으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고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중국은 트렌디한 디자인 능력이 부족해 중국의 저렴한 제작비를 이용, 한국에서 샘플만 사입해서 중국에서 자체 생산하는 곳이 많아졌다. 누구나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 시장 상황의 현실이다.

우려되는 부분은 동대문 의류 매장들 중 일부가 언젠가부터 자체 디자인을 하지 않고 중국 상품을 그대로 수입해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 패션에 비해 생산은 일부는 한국이 열세이고 대체적으로 동등하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우세한 디테일과 디자인을 한국이 포기한다면 동대문의 앞날은 어둡다. 물론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 전부 자체 디자인 개발을 투자하기가 힘든 것을 알지만 우리가 원단,,원사 시장이 거의 중국에 넘어간 사례를 잊으면 안 될 것이다.

최근에 근황을 물어보면 ‘코로나 때문에’ 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과연 동대문 시장의 지금 상황이 모두 ‘코로나’ 때문일까?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동대문이 선보였을 성적이 스스로 만족 할 수는 있는 상황이었을까? 코로나19가 시장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과 동대문의 관계를 뒤흔드는 근본 원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패션 관계자들은 동대문이 독자적인 디자인성이 있기 때문에 찾아오는데 만약 중국 사입 제품으로 판매하면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오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중국시장을 잃어버리는 비즈니스 모델 방식이 될 것이다.

최소한 상인들은 자체 디자인을 해서 한국 디자인 + 중국 생산의 방식으로 하던지, 아니면 컬러라도 차별화 해 사입하기를 권한다. 중국 상품을 그대로 사입해 판매하면 언젠가는 동대문 자체의 경쟁력이 없어져 중국인은 더 이상 동대문으로 찾아오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의 원단 시장과 일본의 의류 도매시장의 전철을 동대문이 답습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대문 도매시장은 자체 경쟁력과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 감성으로 격변하는 이 시대를 슬기롭게 이겨 나갈 것이라 믿는다.


한국패션디자인센터 패션쇼.

한중 양국 종전과 다른 방식으로 보완 협력해야

필자는 중국에서 한국패션디자인센터를 설립해 디자인 컨설팅과 생산 관리 및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거래업체나 패션 관련 종사자들이 한국 상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컬러, 패턴 기술과 코디 능력이라고 한다.

한국은 디자인 개발 및 패턴 기술의 강점이 있고, 중국은 저렴한 생산력과 소규모 반응생산 시스템이 나날이 성숙해지고 있고, 무엇보다 거대한 판매 시장이 있다. 한중 양국 패션시장이 그전과 다른 방식으로 서로 보완하고 협력하면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동대문패션타운관광특구협의회와 타오바오 글로벌 본사가 지금 준비 중인 동대문 온라인 프로젝트도 동대문 상인들이 직접 중국 온라인을 접촉하고 판매 루트를 개발하고자 하는 것으로, 도매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침체됐지만 이 위기를 이용해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정비하고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면 기회가 올 것이다. 또한 이 시기에 움직이는 상인에게는 기회가 찾아 올 것이고,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상인은 도태 될 것이다. 무엇보다 온라인이 점점 발전하고 정보들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자원을 서로 공유하는 시대이다. 중국에게 샘플만 판매할지, 협력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온라인에 도전해야 한다. 전에는 온라인이 선택일지 몰랐어도 지금은 필수이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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