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남성도 훈남처럼 깔끔하고 멋진 스타일 연출
이선우 서울쇼룸 대표
오래 알고지낸 MD 선배에게 연락이 왔다. 늘 진중하고 허튼 소리를 하지 않는 선배라 이 분이 하는 이야기에는 늘 귀 기울이게 된다. 새로 런칭한 좋은 브랜드를 소개해준다는 말씀이었고 연락처를 받아 바로 연락을 해봤다. 새로운 브랜드라 신진 디자이너인가? 하는 생각으로 전화를 했는데 중년의 남자 대표님 목소리가 들렸고, 차근차근 회사와 브랜드의 소개를 주시며 빠른 미팅 일정을 잡게 됐다.
그렇게 비컴은 차분하면서도 빠르게 만나게 되었다. 서울쇼룸 사무실로 찾아온 비컴의 김용찬 대표는 상기된 얼굴로 창업을 하고 두개 브랜드를 동시 런칭했다고 말씀하셨다. LF, 코오롱FnC, 신원 등에서 남성복과 캐주얼 본부장을 지낸 김용찬 대표는 다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패션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는데, ‘비컴’이라는 기업을 설립해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 디자이너와 함께 두 개 브랜드를 런칭한 것이다.
필자는 사실 수많은 신진 디자이너와 새로운 브랜드를 만나게 되는데, 조금 아쉬운 점은 트렌드는 잘 쫓아가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잘 만든 옷’에 대한 부분이었다. 잘 만든 옷이라면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일단 예쁘고 멋있어야 하는데 그게 어느 세대의 눈에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보더라도 “깔끔하고 세련됐네” 또는 “이거 입으면 꽤 근사하겠어” 정도의 보편적인 느낌이 우선이겠고, “입어보니 재질과 퀄리티가 정말 좋다” 또는 “이 브랜드 앞으로 계속 사입고 싶어” 라는 만족감이 들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비컴이 런칭한 두 개의 브랜드는 ‘잘 만든 옷’을 잘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경험과 실력이 풍부한 디렉터에 제품과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포진했기 때문이다. 두 개 브랜드를 직접 둘러본 필자는 정말 ‘잘 만든 옷’이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이 브랜드를 사입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브랜드를 소개해본다.
‘BRDN’
‘BRDN’이라는 젠더리스 캐주얼 브랜드와 남성 컨템포러리 기반의 ‘Ask Me Later’ 라는 브랜드다. 늘 디자이너와 직접 소통하고 서슴없이 토론하는 것을 즐기며 평소 탄탄한 브랜드 스토리와 컨셉추얼 감성을 그토록 강조하는 그가 직접 런칭하는 브랜드가 궁금해졌다. 제도권 대형 기업 브랜드에서의 경력이 많은 그가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를 어떻게 운영할지도 관심이 간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그만의 진정성이 필수라고 한다. 가수의 실제 인생은 그가 노래하는 가사를 따라간다는 말이 있듯이 디자이너 브랜드의 상품은 그 디자이너가 가진 실제의 성격과 예술적 감성을 닮아야 하며 그것을 진성성의 핵심으로 꼽는다.
BRDN의 Branden Oh 디자이너는 브랜드의 키워드를 알파펫 ‘B’로 설정했다. Ace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듯 최고, 최상을 동경하며 긴장하기 보다는 Plan B나 B급에서 느껴지는 친숙하고 비주류적 감성을 더 편안하게 느끼는 Branden Oh 디자이너의 평소 성격과도 연관이 있다. 그래서 BRDN의 상품에서는 엄격한 실루엣이나 억지스러운 디자인이 없다.
Ask Me Later
Ask Me Later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나중에 물어 보라고? 브랜드 네임에서부터 도발적이기까지 하다. 컬러, 소재, 패턴부터 디테일까지 습관적 관성에 이끌리지 않고 정제된 디자인과 쿨한 톤앤매너가 이 브랜드의 매력이며 이는 디자이너 J. Jung의 성격을 빼닮았다. MZ세대가 트렌드를 이끌고 많은 패션 플랫폼들이 이들의 경향에 포커스를 두지만, 실제로 소비력이 풍부한 30대부터 40대가 한 눈에 반할만한 국내 브랜드의 등장이 많이 없었다. 더군다나 세련되고 스마트한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30대부터 40대 남성들은 좋은 옷과 잘 만든 옷을 다양하게 만날 수 없었다.
BRDN과 Ask Me Later는 이런 3040 남성들도 훈남처럼 깔끔하고 멋진 스타일을 연출해낼 수 있는 브랜드다. 그렇다고 여느 아저씨 브랜드는 절대 아니다. 2030 여성들도 이 브랜드를 입으면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세련되고 깔끔한 멋진 세미 오버핏을 연출할 수 있다. 자극적이고 톡톡 튀는 트렌디한 요소가 없이도 브랜드에 대한 매력과 충성도가 가득한 COS, A.P.C와 같은 해외브랜드처럼 BRDN과 Ask Me Later는 오래도록 함께하고픈 브랜드로 자리 잡기에 충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경험 많은 김용찬 대표가 실력이 검증된 두 명의 독립 디자이너와 손잡고 그들의 개성과 예술적 감성을 어떻게 상업적 감성으로 실현해 나갈지 기대된다.
비컴 김용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