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기획연재] 이선우 패션 디렉터의 알고 보면 정말 괜찮은 브랜드 스토리⑤

신은주 디자이너의 ‘언노운플라넷’
박우혁 기자  패션 2023.08.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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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서울쇼룸 대표

NIX, STORM, 292513, 잠뱅이 등의 브랜드를 기억하는가? 필자의 학창시절은 혜성같이 떠오른 스타들과 모델들이 광고모델로 등장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브랜드의 디렉터들은 패션업계의 성공신화의 사례가 되었던 시대였다.

청춘의 상징으로 불리는 데님의 전성시대가 한국에서도 내셔널 브랜드에서 활짝 열었던 부흥기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빅모델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주도하는 게스, 리바이스 등의 전통적인 글로벌 강호 브랜드에 밀려 국내 데님 브랜드는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누구나 하나쯤 있는, 아니 있어도 또 사게 되는 청바지의 시장은 그렇게 글로벌 브랜드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필자는 새로운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싱하고자 조사를 하던 중에, 독특한 브랜드를 발견했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는 워싱과 대량생산 등의 이슈로 데님 아이템을 선택하기 힘들다. 그래서 전체 아이템 중에 데님이 몇 가지 차지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템이 데님이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로맨틱 데님’이라는 컨셉으로 다양한 컬러의 워싱과 더불어 찢청 등에 대한 아이템을 위주로 전개하는 브랜드를 찾게 되었다. 브랜드 이름은 ‘언노운플라넷(UNKNOWN PLANET)’이다.

언노운플라넷의 신은주 디자이너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동대문에서 의류업을 하는 남편을 만나 SADI(Samsung art and design institute)에 입학해 패션 공부를 마친 후 바로 남편과 일을 시작했다. 남편이 데님브랜드를 운영 중이어서 자연스럽게 데님디자이너로 시작하게 되었다.

데님은 일반 패브릭과 달리, 하나의 패브릭으로 워싱 기법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이 가능하다. 봉제 방법과 데님팬츠가 가지고 있는 정통성을 지키며 작은 디테일의 디자인이 중요시된다. 데님은 워싱 했을 때의 컬러와 부자재의 마무리까지 디자이너가 만들어가는 옷이다.


신은주 디자이너는 이를 알아가고 디자인하면서 데님만의 무한한 매력을 느끼며 독창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년간 대량 생산과 빠르게 진행되는 동대문 의류 도매에서 생산력과 기술력,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해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였다. 그 후 패션 시장의 흐름에 맞춰 2020년 언노운플라넷이라는 로맨틱 데님 브랜드를 출시한다.

언노운플라넷은 일상에서 캐주얼하게 입는 데님을 매 시즌 새롭고 신비로운 라인과 패턴, 컬러로 로맨틱하게 스타일링 제안하는 여성 데님 브랜드이다.

처음엔 다양한 핏의 팬츠, 데님 셔츠, 데님 블라우스, 데님 자켓으로 시작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MZ세대들은 평범함 보다 독창적인 나만의 디자인과 컬러를 찾고 있다는 걸 느꼈고, 작업 공정과 과정이 힘들더라도 그런 옷들을 출시했을 때 고객들의 반응이 바로바로 전달되는 걸 보면서 작업은 더 재미있어졌다. 소비자가 원하는 색감과 디자인으로 옷을 만든다는 것은 일관성 있는 데님을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된다. 하지만 신은주 디자이너는 이를 극복해서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개성에 맞추어 옷을 만들고 싶었다.

“What colors look best on you?”
톡톡 튀는 MZ세대에게 새로운 워싱 기법과 색감으로 “내가 좋아하는, 나한테 어울리는 컬러”를 찾기 위한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컬러 맛집”, ”컬러 데님 맛집”이라는 새로운 브랜드의 정체성이 생겼다.

신은주 디자이너는 옷을 생산하지만, 그린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고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염색과 워싱 기법으로 새로운 데님 라인을 많이 그려갈 예정이다. 타겟층이 MZ세대인 만큼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들을 선보이고자 매달 새로운 디자인과 샘플을 시도한다.


시즌마다 출시되는 데님 스타일을 모아 SS시즌 팝업스토어를 이태원에서 진행한 일주일동안 많은 인플루언서와 고객들이 찾아 언노운플라넷의 다양한 컬러와 자연스런 찢어진 절개 등이 가미된 데님 아이템을 보고 착용하며 큰 호응을 보내줬다. 신은주 디자이너는 온라인으로만 보여주던 데님의 다양한 매력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고객들의 보여주며 더욱 큰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데님은 획일화된 패턴의 워싱과 절개가 이뤄지지 않는 불확실성이 있다. 이런 예측할 수 없고 정형화되기 어려운 데님의 매력을 브랜드 이름에도 담은 언노운플라넷을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색감과 새로운 데님 라인을 입고 표현하길 기대해본다. 글로벌 브랜드가 차지해버린 데님 시장에 따라할 수 없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언노운플라넷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궁금해진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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