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패션과 테크 융합 …한국이 최적의 환경이죠"

‘Spread of Virtue’ 전시 총괄 디렉터 / 더스튜디오케이 홍혜진 디자이너 인터뷰
송영경 기자  패션 2020.10.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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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UDIO K(이하 더스튜디오케이)의 디자이너 홍혜진이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이하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위기 속에서 패션이 지닌 본연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Spread of Virtue’ 전시를 선보였다. 지난 10월 17일부터 25일까지 가나아트한남에서 총괄 디렉터로서 오프라인 전시를 기획·진행한 홍혜진 디자이너를 만났다.


-‘Spread of Virtue’ 전시의 기획 의도와 내용은 무엇인가.
“이번 전시의 주제는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글로벌 위기를 맞이한 지금, 인류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역할과 사명이 사회, 환경적으로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가’에 대한 재조명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인 관심에 의해 주로 비주얼적인 컨셉을 잡곤 했는데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며 생각이 많아졌다. 어려운 시기에 사회적으로 좋은 역할을 해주는 분들을 보면서 패션인더스트리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사회적인 재앙에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10벌의 의상으로 구성된 컬렉션과 영상 콘텐츠 5개로 이루어진 ‘Spread of Virtue’전시는 사회적 맥락과 패션의 범주가 교차하는 지점을 포착해 이미지화했다.
의상 컬렉션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우리의 영웅으로 떠오른 의료진, 중국과 유럽에서 방역용 아우터를 들고 다니는 시민들, 간호사복, 수술복 등에서 메디컬 컨셉의 영감을 받았다. 코로나19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을 생각하며 만들었기 때문에 소재 역시 미네랄 방역 소재를 30% 이상 사용해 세탁 후에도 방역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상 콘텐츠는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360도 회전하는 회전판 위에 올라서서 3면의 영상에서 동시에 보여주는 패션과 예술의 판타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 달리는 지하철 혹은 무빙워크를 거꾸로 걸을 때 느껴지는 이질적인 속도감 등을 차용한 독특한 영상과 회전판의 속도계를 이용한 공감각적 특별한 경험도 선보였다.
패션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지표를 설정하고 사회공헌적 의미를 부여해 관람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번 전시의 최종 목적이며 나아가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패션업계 역시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K패션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과학자가 꿈이었을 정도로 원래 테크에 관심이 많았다. 더스튜디오케이를 런칭할 때부터 AI, AR, 홀로그램, 3D스캐너, 미디어 맵핑 등 다양한 테크놀러지를 패션과 접목해 런웨이에 올렸다. 가까운 미래에 관심이 많은 디자이너 이다보니 새로운 기술이 있으면 패션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4,5년씩 공부를 하기도 하고, K-POP 가수들의 비주얼 디렉팅 경험에서도 녹음실 사운드에 영감을 받는 등 매순간 다양한 문물을 패션에 결합하는데 집중했다.
지금도 계속되는 고민은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상업적인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로서 이커머스 시대를 맞은 것. 전통적으로 이어오던 많은 기본적인 방식이 흔들리는 시대에 직면하면서 끊임없이 정체성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생산, 유통, 판매의 기본 포지션 외에 플러스 알파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디자이너의 역할이 많이 달라졌다. 어떤 상황에서 언제든지 나쁠 이유는 많지만 또한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때 돌파구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옷을 만드는 것은 똑같지만 디자이너로서 보여줄 수 있는 재미있는 시도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패션디자이너로서 브랜드를 운영하다보니 R&D부터 재고처리까지 패션의 모든 스트림을 다 이해해야 한다. 개발자는 대부분 패션을 잘 모르지만, 디자이너가 테크를 알면 이 기술을 패션의 어느 단계에 접목해야 하는지 프로젝트매니저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해외 컬렉션을 많이 해봤지만 IT를 접목하기에 한국만큼 좋은 조건이 없다. 능력 있는 개발자도 많고 정부지원, 생산기지, 프레젠테이션로직 등 좋은 기반을 갖고 있다.
최근 서울시 패션테크 프로젝트 공모에서 용역사로 선정돼 옷에 대한 큐레이션, 더 나아가 취향 큐레이션을 반영해 옷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국내 유수의 개발사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적인 스타일에 맞는 서제션(Suggestion)을 정돈해 진행하고 싶다.
미래는 디스토피아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데이터 자체에 선악은 없다. 어떤 식으로 상용하느냐의 문제인데, 적절하게 소비자에게 선한 의미로 잘 설계가 된다면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다.
모두들 패션이 힘들다고, 제일 힘들다고 이야기하지만 특별히 패션이 힘들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조금 더 아날로그적인 터치가 많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힘든 부분은 있지만, 패션도 제조, R&D, 유통, 재고관리 등 모든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면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세계적으로 시스템이 흔들리는 지금이 우리나라 패션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
송영경 기자(sy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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