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칼럼]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동대문시장 활성화

박우혁 기자  유통 2020.08.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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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창현 와이즈패션 대표.


“필자는 동대문 도매상인들이 트렌디하고 잘 팔릴 상품을 기획/디자인하는데 집중하고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 그 동안 동대문 도매업체들은 고객 조사, 경험, SNS 정보 등의 적은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왔다면, 이제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을 같이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동대문시장은 약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100여년의 시간 동안 오늘날과 같은 거대 패션산업 집적지로 발전해 온 것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동대문시장이 스스로 대응하며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진화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소비 위축, 중국 사드 배치 보복, 그리고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동대문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급격한 환경 변화에 따른 동대문시장의 변화와 진화가 매우 필요한 실정이라고 판단된다.

패션 도매시장의 핵심경쟁력은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좋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생산/판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상품을 소매(고객)에게 빠르게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이다.

그동안 동대문 도매시장은 어떠했는가? 동대문 도매시장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약 10여년을 살펴보면 패션 의류 상품의 디자인 개발에 공을 들인 도매업체가 많이 줄어들었다. 기존 상품의 모방에 머무르고 가격을 이유로 중국 상품을 그대로 수입해 판매하는 도매업체들이 많아졌다.

누구나 알지만, 동대문을 찾는 중국 상인들은 모방할 한국 상품을 찾기 위해서이다. 중국 상인들이 동대문을 찾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가 모방할 디자인이 동대문에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중국 상인들은 가격이 비싸지만 동대문 몇몇 상가를 집중적으로 쇼핑하며 상품을 구입해갔다. 해당 상가들은 가격은 비싸지만, 독자적인 K패션의 디자인을 갖춘 상품이 많이 있는 곳이다.

패션의류 상품의 가격은 절대적으로 인건비에 의해 결정된다. 불행히도 국내 인건비는 특정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필자가 의견을 낼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생산의 경우는 대부분 위탁생산을 하므로, 해당 상품의 생산능력이 좋은 업체를 고르고 품질관리를 잘하면 된다는 것은 도매업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필자는 동대문 도매상인들이 트렌디하고 잘 팔릴 상품을 기획/디자인하는데 집중하고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패션산업은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수요를 예측하거나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동대문 도매업체들은 직관과 경험, 자사 매장의 판매 데이터, 모방하고자 하는 선행 브랜드 조사에 의존한다. 물론 이것도 의미가 있고 이렇게라도 하는 도매업체는 매우 잘하는 업체일 것이다.

동대문 도매업체들이 가진 수 십 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받아들이면 훨씬 안정되고 자신감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자라(ZARA)’의 사례는 너무 잘 알려져 있다. 모든 옷에 태그를 달아 어떤 옷이 잘 팔리고, 가장 많이 입어보는지 파악하고, 24시간 동안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파악하다. 디자이너들은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많이 팔릴 것 같은 옷들만 제작한다.

빅데이터의 가장 큰 장점은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 그러나 고객들이 왜 그 디자인을 선호하는지는 설명해주지 못한다(물론 이런 목적에 맞게 개발하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자라는 고객이 어떤 디자인을 선호하는지 현상을 빠르게 파악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패스트패션으로 큰 성과를 낸 경우이다. 통계 기반의 빅데이터의 부족함을 적은 데이터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객과의 대화 등을 통해 조사한 데이터는 고객이 왜 그 디자인을 선택했는지를 설명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 동안 동대문 도매업체들은 고객 조사, 경험, SNS 정보 등의 적은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왔다면, 이제 빅데이터를 통한 분석을 같이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패션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전무한 실정이다. 동대문 도매업체가 알고 싶어도 제공해주는 곳이 없다.

다행히 필자가 속한 회사가 이러한 서비스를 올해 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4년 전에 패션은 트렌드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가 국내에는 없는지 궁금했다. 다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었다. 다행히 동대문을 통해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었고, 이러한 서비스가 동대문 도매업체들의 상품구성 및 판매에 도움이 되고 동대문 도매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동대문시장의 위기이자 기회라고 본다. 코로나로 인해 의류공급망 변화가 불가피하고 향후 코로나 변종의 발생이 상당히 유력하기 때문에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향후 몇 년 간은 코로나로 인한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파악된다.

코로나19 이후 동대문 도매시장은 중국 상품이 사라지고 국내 상품들로 채워졌다. 파산한 도매도 있었지만, 빠르게 국내 생산 상품들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가격은 높아졌지만 상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좋아졌다. 국내 원단, 봉제공장 등 패션 상품 공급망이 조금씩 재건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패션업체들이 가진 적은 데이터의 결합을 통해 왜 이런 디자인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현상과 원인을 이해하면서 경쟁력 있는 도매상품을 만들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VR(가상현실), 온라인 몰, 브이-커머스(V-Commerce), 빅데이터/AI(인공지능) 등이 결합된다면 동대문 도매시장이 지난 100여 년 간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성장하였듯이 새로운 변화와 성장의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한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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