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패션 클러스터 갖춘 동대문.. 글로벌 패션의 중심 도약할 것

헴펠·밀앤아이 디자이너 명유석
송영경 기자  패션 2020.04.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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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헴펠, 2008년 밀앤아이 법인을 설립해 백화점, 대형유통, 가두점에서 여성복 ‘르퀸’, ‘밀스튜디오’를 전개하고 있는 명유석 대표는 해외 페어 1세대 한국 대표 디자이너로서 글로벌 시장에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특히 명 대표는 2002년 동대문에서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24년째 동대문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명실공이 동대문 출신의 스타 디자이너로 평가받는다. 지난해에는 한국 패션의 세계화에 견인차 역할 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 33회 섬유의날 대통령상, 2019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명 대표를 만나 동대문 상권과 사업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Q.동대문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시와 산업통상자원부, 중구청 등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상인들과 디자이너,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하나.

- 동대문 활성화에 대한 화두는 산업통상자원부도 관심이 많다. 이번에 ‘올스튜디어스’ 스타필드 하남 오픈 소식에 ‘동대문에 집중해 달라’고 요청할 만큼 동대문의 인프라, 원부자재, 봉제, 생산, 샘플실, 패턴실 등의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사스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말이 나올 만큼 현재 매우 어려운 시점이지만 위기가 올 때마다 유연하게 아메바처럼 상황을 바꿔나가면서 버텨온 곳이 동대문이다. 한단어로 정의하거나 단정할 수 없는 동대문이라는 곳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그때그때 모양을 바꿔가면서 내놓는 곳이다. 또 하나 동대문의 가장 큰 장점은 클러스터(cluster)화가 돼 있다는 것이다. 중구 회현동, 만리동, 성북구 월계동까지 인근 2~3km 안에 원부자재 소잉부터 생산, 유통까지 다 돼있다.
동대문 활성화에 대해 정의를 내려야 할 때 두 가지 방향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도매상가, 쇼핑몰, 백화점, 면세점까지 모든 유통이 다 있는 동대문을 패션을 위한 유통의 허브로 만들 것인지, 또는 원부자재, 생산, 봉제가 모여 있는 동대문을 생산 집적지화 즉 산업단지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 산업단지로 만든다는 것은 해외에서 수입한 것을 파는 유통의 단지가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하고 동대문에서 메이드인 된 것을 동대문에서 유통까지 하는 것을 말한다.
유통 허브를 만든다면 메이드인 USA든, 이태리든, 중국이든, 베트남이든, 경쟁력 있는 물건을 여기 동대문에서 사갈 수 있는 유통의 단지로 발전을 시킬 것인지 또는 동대문이라는 곳을 동대문에서 원단을 사서 만들어서 동대문에서 판매까지 하는 산업집적지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해야 된다고 본다. 국내 생산을 하는 곳, 중국에 생산단지를 가지고 한국에서 판매만 하는 곳, 또는 라벨갈이를 하는 곳까지 사업 형태에 따라 모두 다른 입장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동대문 활성화의 방향을 이분(二分)하는 이유는 사업 생태적으로 보면 양쪽이 다 중요하다. 그러나 지원을 생각하면, 산자부, 서울패션혁신허브, 중구청 전통시장과 등 관에서 많은 일을 하는데 그런 지원책을 보자면 일단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동대문에서 원부자재를 구입해서 동대문에서 생산을 해서 동대문에서 판매를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지원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동대문의 생산을 지원을 해서라도 명맥을 잇게 하고, 살려야 된다.
유통은 유통 단지 대로 중요하고 물론 활성화해야하지만, 여기는 지원보다는 유통으로서 자생하도록 장려해야 하고 지원책은 패턴, 봉제에 대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서울시는 현재 100% 지원 사업을 한다. 서울시 봉제지원은 서북권 중랑구, 마포구에서 하는데 동대문에 직접 적용되는 사업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AI 기반으로 상품을 소비자가 가상으로 입어보고 옷을 선택하면 판매하는 곳을 알려주는 서비스, 또 하나는 V커머스 기반으로 왕홍 등을 활용한 촬영을 해주는 스튜디오 사업이다.

Q. 정부 지원 사업인 위드인24 운영 방향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 오는 4월, 한국 생산을 지향하는 모든 스튜디오를 아우른다는 의미의 ‘올스튜디어스’를 런칭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과 한국패션산업협회의 도움으로 작년에 시범사업을 펼쳤던 위드인24에 올해 밀앤아이가 서울지역 주관사업자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4월 동대문 두타, 5월 스타필드 하남에 오픈이 결정됐고 양윤아(비건타이거), 한현주(토새) 등 10명 내외의 신진 디자이너가 함께한다. 올 메이드 인 코리아(ALL MADE IN KOREA) 로고가 크게 들어가는 만큼 동대문 원단, 동대문 부자재로 만드는 우리나라 옷을 선보일 예정이다. 종합시장에 나가 한국 원단 짜는 곳만 훑어보았는데 열 집도 안되고 지퍼의 경우는 아예 한국산이 없다. 그래도 90% 이상 한국산으로 만들어낼 생각이다.
‘올스튜디어스’의 핵심은 커스터마이제이션(customization)에 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옷에 대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인데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생각해서 유망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진행하는 만큼 글로벌 진출, 글로벌 홀세일까지 내다보고 있다. 유통 역시 연내에 명동 롯데백화점을 더 확보할 계획이다.

Q. 어려운 시기이다. 밀앤아이의 근황은.

- 현재 71개 유통망을 전개하고 있는데, 올 상반기 17개 정도 더 확장할 계획이다. 5월 오픈 예정인 하남 스타필드는 위드인24의 ‘올스튜디어스’와 기존 ‘스튜디오화이트’가 함께 구성될 예정이다. 동대문에 바잉 거래처가 170곳인데 우리를 최우선의 협력사로 인식할 수 있도록 결제 관계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면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올해는 ‘올스튜디어스’를 성공시켜야한다. ‘올스튜디어스’는 결국 수출 물량이 더 많아질 것이다. 명확한 메이드 인 코리아에 디자이너 감성이 있는 옷을 그간 동대문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적당한 가격을 제안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 나는 마진이 없어도 되고 동대문 원단집이 벌고, 동대문 생산 공장이 많이 가동된다면 그게 다 동대문에 남는 장사 아닌가. 많이 만들게 해서 더 많이 지원받게 하고 싶다.

Q. 최근 패션업계 화두는 지속가능성(친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동대문 패션클러스터는 지속가능성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맞고 있으며, 준비해야 될 것은 무엇인가.

지속가능 패션쇼를 4년째 하고 있다. 지속가능 패션이란 첫 번째, ‘제로웨이스트’ 즉 버려지는 원단을 제로화 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재활용, 재생하는 것, 입었던 원단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리폼 한다든지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서 다시 가는 것 그것도 친환경적인 것이다. 세 번째는 나도 입고 너도 입고 공유하는 것으로, 렌탈 개념으로 버려지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가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폐플라스틱 등 버려지는 것을 원사가공해서 쓰레기화 되지 않고 그 물질 자체가 변화를 시켜서 새롭게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이 있다. 2017년 페트병을 소재로 패션쇼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제로 웨이스트, 리사이클, 업사이클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렇지만 현재 동대문에서 친환경을 강요하지는 못한다. 결국은 지속가능, 친환경으로 흘러가겠지만 커머스 적으로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는 동대문 자체가 보수적이어서 수제적인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무엇인가를 받아들이는 게 늦다 생각할 수 있다. 옷이라는 자체가 워낙 수제적인, 한 땀 한 땀 정성껏 가는 거지 막 찍어내는 것이 아닌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대문의 많은 점포들이 신상 마켓이라든지 모바일 또는 온라인을 접목시키고 있고 산자부나 서울시가 룩북 촬영을 지원하는 등 움직임이 있다. 지원에 따른 잡음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욕먹을 각오로 가치 있는 컨셉을 만들어 좋은 가치를 만들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대문 상가로만 보자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뒤처지는 느낌이 있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 음식에 4차 산업혁명을 넣은 게 요기요, 배달의 민족, 테이크아웃 정도라고 본다면 음식을 할 때 불에 올리고 양념을 넣는 것은 똑같지 않나. 그 다음 유통의 단계에서 4차 산업혁명이 도와주는 것이다. 패션 역시 생산 단계와 과정 등 기본적인 것은 똑같고 그다음 유통, 물류의 단계에서 4차 산업혁명이 구현돼야한다고 본다. 물론 위드인 24는 ICT(정보통신기술)로 들어가 원단 바잉부터 공장 투입, 봉제 시작, 패턴 그레이딩을 실시간 알 수 있고 배송의 과정까지 소비자가 한눈에 볼 수 있어 편리하다. 이런 앱을 개발해주는 것이 정부사업이 아닐까 생각한다.

Q 동대문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의견과 동대문을 중심으로 공생하는 여러분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어려운 시기이다. 공장, 패션기업, 디자이너 다 힘들다. 이럴 때 일수록 정말로 디자인에, 소재에 신경을 많이 썼으면 좋겠다. 결국 동대문은 카피나 복사의 장소가 아닌 한집 한집의 정체성을 명확히 가져가는 곳이어야 살기 때문이다. 동대문에서 돈을 번 이유는 하나다. 25년 전 동대문을 들어와 봤더니 그때는 해외 위주가 아니라 국내 15,000개 보세집이 손님이었는데, 그 중 12,000집이 원하는 옷은 베이직하고 컨템포러리한 옷이었다. 동대문 점포를 백으로 봤을 때 20%가 12,000집 손님을 다 가져가고 나머지 80%가 3000개 거래처를 두고 경쟁하는 이른바 8:2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손님 100명 중 한명이 좋아하는 옷을 했고, 전 세계에 없는 우리 집에만 있는 디자인으로 8~90%는 수출을 했다. 결국은 내가 좋아하는 옷, 내가 잘 아는 옷, 내가 잘 하는 옷을 해야 한다. 따라만 하다보면 쫓아가다가 막차만 탄다. 동대문 상인들은 본인이 했던 것, 본인이 잘 아는 것을 심화시켜서 남과 다른 100명이 다 좋아하는 옷이 아니라 100명중 1명이 좋아하는 옷을 하면 결국 전 세계 바이어가 다 찾아온다는 소신을 가졌으면 한다.
하루하루가 위기였고 하루라도 맘 편하게 장사한 날이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 동대문의 홀세일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대신 본인이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는다. 동대문의 가치를 사양산업 이라든지 위기로 바라볼 수는 있을지언정 이런 패션 클러스터는 전 세계에 없기 때문에 결국은 동대문이 패션산업에 큰 획을 긋는 스페이스가 될 것으로 믿는다.
송영경 기자(sy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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