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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 골프웨어 이어 테니스 ‘블루오션’ 부상

테니스 헤리티지 기반 다양한 콘텐츠 개발 중요
박우혁 기자  뉴스종합 2023.07.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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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정신도시의 한 체육공원에는 4면으로 이루어진 테니스장이 있다. 이곳은 4개 동호회원 약 200여 명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그동안 코트를 여유 있게 사용한 동호회원들은 최근 테린이(테니스+어린이)들이 늘면서 주말에 예약전쟁을 벌이는 등 달라진 환경에 당황해 하고 있다.
코트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종전에는 40~60대 남성들이 주로 코트를 사용했으나 얼마 전부터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테니스에 막 입문한 이들은 옷차림부터 다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흰색이나 검정색 기능성 티셔츠 대신 다양한 브랜드의 패셔너블한 옷을 입고 자신의 게임 영상을 찍기도 한다.

‘테린이’ 가세로 테니스 인구 급증

이는 비단 운정신도시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아니다. 테니스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전국의 공공 테니스장은 예약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이를 이용해 개인이 운영하는 실내 테니스장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업계는 현재 테니스를 즐기는 인구는 50~6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제 BC카드가 2019년부터 2023년 상반기(1~6월) 스포츠 업종 이용 고객 158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테니스 관련 업종 매출은 2019년 동기와 비교해 9배나 성장했고, 지난해 동기보다도 28%나 증가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0년부터 급성장한 골프 관련 업종 매출은 지난해 2019년 동기보다 54% 증가하면서 정점을 찍은 뒤 올해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결제금액이 7% 하락했다.

테니스의 인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지난해 8월 발간한 ‘급부상하는 테니스 트렌드 읽기’에 의하면 1년간(2021년 8월 1일~2022년 7월 31일) SNS에서 ‘테니스’ 언급량은 228,214건으로 2022년부터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 채널별로는 트위터 36.4%(83,103건), 블로그 32.1%(73,164건), 인스타그램 23.8%(54,402건), 커뮤니티 7.7%(17,545건)로 트위터에서의 언급량이 가장 많았으며, 커뮤니티를 제외한 모든 채널에서 전체적으로 언급량이 증가했다.

특히, 테니스의 주요 연관어는 ‘레슨’과 테니스 초보자를 의미하는 ‘테린이’가 가장 높게 나타나 테니스 유입 인구가 많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골프’의 연관어도 높게 나타났는데, ‘골프와 테니스 동시 참여’와 ‘골프에서 테니스로의 전향’에 대한 내용이 전반적으로 많았으며, 골프와 테니스를 ‘귀족 스포츠’라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테니스 관련 영상도 전년 동기 대비 동영상 수는 91%, 조회수는 43%, 좋아요 수는 42%, 댓글 수는 20% 증가해 테니스의 인기가 높아졌음이 확인됐다. 최근 조사에서도 ‘테린이’를 해시태그로 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약 45만개로 1년 전보다 20만개 이상 늘어났다.

‘귀족 스포츠’ 이미지에 가성비 좋아

이처럼 테니스 인구가 늘고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골프와 함께 귀족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 가성비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꼽고 있다.

테니스는 유럽 귀족들의 유흥으로 시작된 것으로, 아직까지 ‘귀족 스포츠’(Noble sport)로 불리고 있다.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등 4대 메이저 대회도 모두 서구권에서 열리고 있다.

특히,여성테니스 선수들이 활약할 만한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어 다른 종목의 여성선수들보다 보수, 인지도, 대접이 뛰어나다. 4대 메이저 대회의 남녀 상금도 같다. 이는 여성 테니스 선수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고, 코트 안에서 유명 선수들의 패션은 화제가 되기도 한다.

배우기가 어렵고 수강료와 라켓 등 장비가 비싼 편이지만 골프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고 가성비가 좋은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여기에 신도시를 중심으로 체육공원 안에 시설 좋은 테니스 코트가 들어서면서 과거 아파트 단지 내 열악한 시설에서 운동을 했던 중장년층이 다시 코트로 돌아오고 있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2030 여성을 비롯한 MZ세대 유입은 SNS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면서 야외 및 스포츠 활동이 늘어나면서 테니스를 치고 자신의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젊은 여성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정현의 호주오픈 4강 이후 수도권에 실내테니스 연습장이 생기면서 MZ세대들이 테니스 진입을 쉽게 하기 시작했고, 테니스의 맛을 알게 됐다. 디자인 개념과 SNS 활용 개념이 있는 이들은 테니스를 잘 못 해도 먹고, 보고,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만들면서 테니스를 하나의 놀이문화로 만들고 있다”며 “테니스가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고, 탁 트인 실외에서 자신의 패션 감각을 살릴 수 있는 트레이닝복을 입으면서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젊은 세대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리론칭 ‘헤드’ ‘세르지오 타키니’ 주목

테니스가 인기를 끌면서 패션업계도 바빠졌다. 코로나19 기간 캠핑과 골프가 유행하면서 스포츠와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다른 복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엔데믹 시대 접어들면서 캠핑과 골프 시장이 포화 상태로 정체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테니스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는 신규 브랜드 론칭과 라인 확대, 마케팅 강화로 테니스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라켓과 공 등 용품을 제외한 테니스 의류와 신발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는 ‘나이키’다. 전국적으로 수만 명에 달하는 동호인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아디다스’, ‘휠라’, ‘뉴발란스’, ‘르꼬끄스포르티브’ 등 스포츠 브랜드들의 기능성 의류와 신발을 많이 찾고 있다. 테니스가 땀을 많이 흘리는 격렬한 운동이다 보니 패션보다는 기능성과 내구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헤드’와 ‘세르지오 타키니’, ‘디아도라’ 등을 들 수 있다. 지난 4월 국내에 리론칭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헤드’는 브랜드 DNA인 테니스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알루미늄 테니스 라켓을 개발한 글로벌 3대 테니스 라켓 브랜드답게 다양한 라켓과 함께 3D로 구현한 의류를 선보이고 있다.

F&F가 인수해 지난 4월 선보인 ‘세르지오 타키니’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과 ‘MLB’를 성공시킨 기업답게 온라인에서 벌써 입소문을 타고 있다. 테니스를 즐기는 이들의 슬림하고 탄탄한 바디라인을 자연스럽고 여유 있게 풀어내고, 세련된 유러피언 컬러와 럭셔리 애슬레저 트렌드를 가미한 디테일을 더해 테니스와 일상을 모두 아우르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상품을 전개하고 있다.

기존 브랜드들의 테니스 라인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요넥스코리아의 ‘요넥스’는 지난 2월 말 개성 넘치는 테니스 애니메이션을 공개하며, 테니스 컬렉션을 출시했다. 요넥스 테니스 컬렉션은 이번에 처음 국내에 선보이는 것으로 앞으로 분기별로 출시될 예정이다.

안다르는 애슬레저룩 노하우가 집결된 테니스웨어를 지난 4월 선보였다. 일반 스포츠 브랜드 테니스웨어와는 달리 고기능성과 활용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테니스 외에도 골프, 조깅 등 다양한 스포츠 영역을 커버할 수 있다. 동시에 푸른 코트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 장점이다.
그리티의 ‘위뜨’도 올 SS 시즌 테니스 라인을 선보였다. 일상과 운동, 여행, 휴식의 경계를 허문 ‘애슬라이프(Athlife, Athlete+life)’를 컨셉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위뜨 특유의 프렌치 무드의 세련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테니스뿐만 아니라 골프, 여행 및 데일리로도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다양하게 믹스 매치해 입을 수 있는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르꼬끄’ 김포에 브랜드 테니스장 오픈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테니스가 대표적인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인스타그램 하기에 적합하다는 뜻의 신조어) 스포츠이기 때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레슨 프로그램이나 팝업 매장을 운영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일부 업체는 도심에서 테니스 행사를 열거나 직접 테니스장을 오픈, 주목을 받았다.

휠라코리아의 ‘휠라’는 지난해 가을 세계적 권위의 테니스 대회 공식 후원, 2030을 위한 언더독 대회, 서울 오픈 챌린저에 함께 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신개념 테니스 축제인 ‘화이트오픈 서울’을 개최했다. 최근에는 국내 테니스 애플리케이션 스매시와 손잡고 ‘휠라 스매시 클럽’ 캠페인을 실시, 새로운 테니스 문화를 제안하며 저변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데상트코리아의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국내 최초의 브랜드 테니스장인 ‘르꼬끄 테니스 클럽’을 5월 초 오픈했다.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르코트 테니스 클럽’은 3,636㎡(1100평) 규모로 국제 규격에 맞춘 4면의 하드 코트와 편의시설로 조성되어 있다.

르꼬끄 테니스 클럽은 테니스 레슨은 물론 테니스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테니스에 대한 즐거운 경험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한 성인 대상의 레슨 프로그램부터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테니스를 배울 수 있는 ‘영어 테니스 교실’도 운영된다. 테니스 동호인들을 위한 일반 대관도 진행된다.

유통업체도 테니스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테니스 코트가 설치된 약 500㎡ 규모 테니스 매장 ‘테니스메트로’를 선보였다. 테니스메트로는 ‘에센셜’, ‘셀렉티브’, ‘아카이브’ 등 3가지 라인으로 나뉘어 고객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제공한다.

테니스메트로 매장에서는 제품 판매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매장 내 ‘라켓라운지’에서 개인에게 맞는 라켓을 고르는 라켓컨설팅과 라켓 관리를 도와주는 스트링케어 등 1대1 맞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또 매장에 설치된 가로 22m, 세로 8m 규모의 테니스 코트에서 직접 테니스 용품을 사용해 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불어온 테니스 열풍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스포츠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난 1년간 입점 브랜드부터 매장 구성까지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테니스 붐은 패션아이템으로서 뿐 아니라 SNS 에 익숙한 젊은 층의 인스타그래머블 트렌드와도 맞물려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일반 스포츠웨어와 달리 테니스웨어는 골프, 런닝 등 다른 스포츠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기 때문에 테니스 헤리티지 기반의 팝업, 협업 등 브랜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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