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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선정 패션섬유 업계 올해의 10대 뉴스

구조조정 가속 … 뉴트로 · 친환경 · 온라인쇼핑 ‘열풍’
박우혁 기자  뉴스종합 2019.12.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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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기해년(己亥年)이 저물어가고 있다. 6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가 무색하게 올해 패션유통 업계는 힘든 나날을 보냈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된 경기침체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많은 기업들이 법정관리와 인수합병(M&A)에 들어갔으며,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기반의 업체들이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MZ 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성장하고, 뉴트로와 친환경 트렌드, 온라인 쇼핑이 패션 시장을 강타하면서 이에 대비한 업체들은 패션 시장의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등장했다.


1. 화승 법정관리…업계 구조조정 가속

화승이 올 1월 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 업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국내 1호 신발기업으로 ‘르까프’와 ‘케이스위스’, ‘머렐’ 등을 전개하고 있는 화승은 지난 몇 년간 재무건전성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서울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지금은 경영정상화에 힘쓰고 있다. ‘머렐’은 신설법인인 엠케이코리아에서 미국 본사와 계약을 통해 전개하기로 했으며, 화승은 ‘르까프’와 ‘케이스위스’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승에 이어 ‘울시’의 비엠글로벌, ‘이동수스포츠’의 이동수에프엔지, ‘잔스포츠’와 ‘디아도라’의 네오미오 등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패션업체가 많았다. 또한 남영비비안이 쌍방울에, 참존글로벌워크가 건설업체인 대원에 매각되는 등 인수합병(M&A)도 잇따랐다.


2. 뉴트로 열풍…어글리슈즈·플리스 대박

‘뉴트로(New+Retro · 새로운 복고)’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패션시장을 강타했다. 대표적인 뉴트로 아이템은 어글리슈즈와 플리스 재킷이다. 일명 못난이 슈즈로 불리는 어글리슈즈는 높은 굽, 투박한 디자인, 다양한 컬러가 특징이다. 올해는 어글리슈즈의 단점으로 지적된 무게감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청키한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을 갖춘 신발들이 많이 나와 인기를 끌었다. 플리스(fleece) 원단은 폴리에스터 원단을 양털처럼 가공해 가볍고 보온성이 뛰어나다. 플리스 재킷은 다른 재킷보다 저렴해 가성비가 좋다. 외관이 보송보송하고 투박해 어글리 슈즈, 와이드 팬츠 등 뉴트로 패션과도 잘 어울려 올 가을겨울 시즌 히트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3. 스트리트 캐주얼 강세…MZ세대에 인기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이 젊은 층의 지지를 받으며 불황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을 올렸다. ‘커버낫’이 올해 400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오아이오아이’, ‘로맨틱크라운’, ‘디스이즈네버댓’, ‘앤더슨벨’ 등도 100억~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크메드라비’와 ‘널디’는 면세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들은 온라인에서 출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각자 개성 있는 프린트와 로고로 브랜드 색깔을 표현하며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온라인 쇼핑의 큰 축으로 부상한 MZ세대란 1980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만 25~39세)와 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를 이르는 Z세대(만 24세 이하)를 합쳐 일컫는 신조어로, 색다른 경험을 중시하고 모바일 쇼핑 환경에 친숙하다.


4. 必환경 시대…친환경 제품·마케팅 강화

사회 전반에 걸쳐 ‘친환경’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필(必)환경’ 인식이 확대되면서 패션업체들이 친환경 제품과 마케팅을 강화했다. 친환경 제품은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Recycle · 재생) 섬유를 비롯해 다운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쳐 동물 복지를 고려하는 ‘윤리적 다운 인증(RDS)’을 도입한 뒤 확대, 적용하고 있다. 친환경 인공 충전재를 적용한 제품도 잇달아 출시됐다. 마케팅은 산에 버려진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환경 보호 운동부터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와 머그컵을 활용하자는 환경 캠페인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업계는 지난 몇 년간 패션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던 지속가능한 패션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친환경 제품과 마케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 온라인 공략 강화…전용 브랜드 런칭 잇따라

패션업체들이 온라인 전용 브랜드 런칭을 통해 밀레니얼 세대 공략에 적극 나섰다. 의류 구매가 오프라인에서 점차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고, PC와 스마트폰을 일찍 접한 밀레니얼 세대가 온라인 구매의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섬은 올 3월 잡화 브랜드 ‘덱케’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리런칭했으며,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 초 밀레니얼 여성들을 겨냥한 ‘오이아우어’를 런칭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남성복 ‘엠비오’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리런칭해 선보였으며, ‘구호’의 세컨 브랜드 ‘구호플러스’를 온라인 중심으로 전개한다고 밝혔다. 세정도 여성복 ‘올리비아비’와 남성복 ‘웰메이드컴’을 런칭하며 온라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올해 선보인 온라인 전용 브랜드만 10여개에 이른다.


6.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유니클로’ 직격탄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패션업체의 희비가 엇갈렸다. 올 7월 촉발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은 한일 양국 간 수출 규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유니클로’, ‘데상트’, ‘ABC마트’ 등 국내에 전개되고 있는 일본 패션 브랜드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탑텐’, ‘스파오’, ‘에잇세컨즈’ 등 토종 SPA 브랜드들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특히 대표적인 일본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불매 운동의 표적이 된 가운데 일본 본사 임원의 불매운동 폄하 발언, 글로벌 광고 영상의 위안부 비하 논란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으면서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타격이 컸다.


7. 무신사 돌풍…최근 2천억 투자 유치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돌풍이 올해 더욱 거셌다. 무신사는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 증가와 젊은 층 공략에 성공하면서 2017년 3000억원, 지난해 4500억원에 이어 올해 국내 거래액이 1조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신사의 성공에는 1020 남성 고객을 사로잡은 마케팅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총 회원 수 550만명 중 10~20대가 71%를 차지하고, 남성 회원 비율이 전체의 54%에 달한다. 10~20대들이 선호하는 스트리트 브랜드 제품들을 ‘패션피플’처럼 스타일링할 수 있는 팁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패션 정보를 제공해 남성들의 클릭을 유도한 것도 주효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탈과 2000억원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20억 달러(약 2조3300억원)로 평가받아 국내 10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됐다.


8. K패션 디자이너 해외 진출 활발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등이 국내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면서 K패션이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브랜드 육성 및 기반 조성 사업’의 글로벌 세일즈 마케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9~10월 ‘케이 컬렉션 인 파리’를 2020 S/S 시즌 파리패션위크와 연계해 진행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도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위해 해외 패션위크 및 수주회 참가, 쇼룸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산하 재단인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바이어와 패션 관계자들이 선정하는 열 명의 디자이너로 운영하는 글로벌 패션브랜드 육성 지원 사업인 ‘텐소울(10soul)’을 운영하고 있다.


9. 한국패션산업협회 출범…통합 첫 사례

한국패션협회와 한국의류산업협회가 올 2월 정식으로 통합, 한국패션산업협회가 출범했다. 정부 산하 섬유패션단체가 통합한 것은 한국패션산업협회가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패션협회와 의산협의 통합을 추진한 것은 정부 예산 지원에 있어 유사 사업 중복을 피하고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패션협회는 글로벌 브랜드 육성, 대한민국패션대전 개최, 글로벌 패션포럼 개최 등을 통해 패션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해 왔고, 의산협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지원, 봉제업 종합 지원센터 운영 및 기반 구축, 국내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 앞장섰으나 의류수출과 패션 및 봉제산업 육성이 결국 불가분의 관계라는 명분 아래 통합의 길을 걷게 됐다. 패션산업협회는 현재 △회원사 권익보호 △신생기업 및 신생디자이너 육성 △교육 세미나 및 경영정보 제공 △글로벌 진출 지원 △제조 경쟁력 강화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10. 아코플레닝, PV 어워즈서 최고상 수상

가죽 폐기물에서 재생가죽을 생산하는 아코플레닝(대표 김지언)이 지난 9월 세계적인 원단 전시회인 프레미에르 비죵(PV) 어워즈에서 가죽 부문 심사위원 최고상을 받았다. 국내 섬유업체가 PV 어워즈에서 상을 받은 것은 아코플레닝이 처음이다. 수상작인 재생가죽으로 만든 스웨이드는 기술적 차별화와 친환경 이슈에 잘 부합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폐가죽을 섬유화한 뒤 건식 방식으로 일정 온도와 압력을 가해 천연가죽에 가까운 재생가죽을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은 명품 브랜드 ‘엠포리오 아르마니’를 비롯해 ‘아디다스’, ‘푸마’, ‘뉴발란스’, ‘타미힐피거’, ‘아식스’, ‘리복’, ‘리바이스’, ‘팀버랜드’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들과 공급 계약을 맺을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박우혁 기자(hyouk@kfashi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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